김포 어린이치과 액스도널드 웨스트레이크 지음 / 최필원 옮김오픈하우스 / 340쪽│1만8000원“나는 지금껏 사람을 죽여본 적이 없다.”오는 24일 개봉하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 ‘어쩔수가없다’ 원작 소설 <액스(The Ax)>는 이런 문장으로 시작한다. 살인한 적 없다는 당연한 말을 굳이 하는 이유는 ‘나’가 이제부터 사람을 죽이기로 했기 때문이다. 왜, 누구를 죽이는 걸까. 그 살인은 ‘어쩔 수가 없는’ 일일까.장편 소설 <액스>는 박 감독이 “이 작품만큼 영화화하고 싶었던 미스터리 소설은 없었다”고 평한 작품이다. 미국 범죄소설 대표 작가인 도널드 E 웨스트레이크가 1997년 발표했을 당시 현지 베스트셀러였다. 책은 올초 판권 재계약 문제로 국내에서 일시 절판됐다가 최근 표지를 갈아입고 새로 출간됐다.소설의 주인공은 버크 데보레. 20년 넘게 제지 회사에서 일해온 평범한 중년 남자다. 아내나 두 자녀와의 관계도 나쁘지 않다. 회사에서 해고당한 뒤 2년간 실직 상태가 이어지자 상황이 바뀌었다. 영업직 출신의 제품 생산 중간관리자라는 애매한 경력으로는 재취업이 쉽지 않다.궁지에 몰린 데보레는 자신만의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그는 생각한다. “나 같은 사람은 넘쳐나고 일자리는 너무 적다.” 그는 구직 시장의 경쟁자를 제거하기로 한다. 데보레는 경쟁자를 추리기 위해 업계 전문 잡지에 가짜 구인광고까지 낸다. 여기에 속아 보낸 이력서들은 살해 후보 목록이 된 채 데보레의 사서함에 쌓인다.데보레는 자신에게 위협적인 경쟁자를 찾아가 죽인다. 피해자와 그 주변 인물, 경찰은 물론이고 가족을 속이며 범행을 저지르고 또 숨기는 과정이 긴박하게 펼쳐진다. 그 과정에서 실수를 하거나 엉뚱한 오해를 빚기도 한다.소설 속 주된 범행 도구는 총이다. 총기 소유를 둘러싼 미국의 오랜 고민을 상기시키는 장치로 소유권과 정의, 자본주의와 폭력, 각자도생 사회에 대한 고찰로 이어진다. “미안하지만 난 반드시 당신을 죽여야 해. 당신이 아니면 내가 죽게 되거든.”소설을 읽다 보면 왜 박 감독이 영화화를 위해 20년 가까이 공을 들였는지 이해가 간다. 속도감 있는 문장과 사건이 몰아치지만 긴장감 이상의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연쇄살인 이야기인데도 쾌락적 범죄와는 거리가 멀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범죄 과정을 읽다 보면 살인자와 함께 좌절하고 분노하는 기묘한 체험을 하게 된다.컴퓨터 도입과 자동화로 기업마다 액스도널드 웨스트레이크 지음 / 최필원 옮김오픈하우스 / 340쪽│1만8000원“나는 지금껏 사람을 죽여본 적이 없다.”오는 24일 개봉하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 ‘어쩔수가없다’ 원작 소설 <액스(The Ax)>는 이런 문장으로 시작한다. 살인한 적 없다는 당연한 말을 굳이 하는 이유는 ‘나’가 이제부터 사람을 죽이기로 했기 때문이다. 왜, 누구를 죽이는 걸까. 그 살인은 ‘어쩔 수가 없는’ 일일까.장편 소설 <액스>는 박 감독이 “이 작품만큼 영화화하고 싶었던 미스터리 소설은 없었다”고 평한 작품이다. 미국 범죄소설 대표 작가인 도널드 E 웨스트레이크가 1997년 발표했을 당시 현지 베스트셀러였다. 책은 올초 판권 재계약 문제로 국내에서 일시 절판됐다가 최근 표지를 갈아입고 새로 출간됐다.소설의 주인공은 버크 데보레. 20년 넘게 제지 회사에서 일해온 평범한 중년 남자다. 아내나 두 자녀와의 관계도 나쁘지 않다. 회사에서 해고당한 뒤 2년간 실직 상태가 이어지자 상황이 바뀌었다. 영업직 출신의 제품 생산 중간관리자라는 애매한 경력으로는 재취업이 쉽지 않다.궁지에 몰린 데보레는 자신만의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그는 생각한다. “나 같은 사람은 넘쳐나고 일자리는 너무 적다.” 그는 구직 시장의 경쟁자를 제거하기로 한다. 데보레는 경쟁자를 추리기 위해 업계 전문 잡지에 가짜 구인광고까지 낸다. 여기에 속아 보낸 이력서들은 살해 후보 목록이 된 채 데보레의 사서함에 쌓인다.데보레는 자신에게 위협적인 경쟁자를 찾아가 죽인다. 피해자와 그 주변 인물, 경찰은 물론이고 가족을 속이며 범행을 저지르고 또 숨기는 과정이 긴박하게 펼쳐진다. 그 과정에서 실수를 하거나 엉뚱한 오해를 빚기도 한다.소설 속 주된 범행 도구는 총이다. 총기 소유를 둘러싼 미국의 오랜 고민을 상기시키는 장치로 소유권과 정의, 자본주의와 폭력, 각자도생 사회에 대한 고찰로 이어진다. “미안하지만 난 반드시 당신을 죽여야 해. 당신이 아니면 내가 죽게 되거든.”소설을 읽다 보면 왜 박 감독이 영화화를 위해 20년 가까이 공을 들였는지 이해가 간다. 속도감 있는 문장과 사건이 몰아치지만 긴장감 이상의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연쇄살인 이야기인데도 쾌락적 김포 어린이치과